10년 가까이 묻힌 ‘제주영화사’ 밖으로...저자 김종원씨는 옥관문화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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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일보
제주콘텐츠진흥원이 기존 제주영상위원회에서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으로 명칭을 바꾸는 과정에서 사업 연속성이 단절되며 ‘제주영화사’가 10년 가까이 묻혔지만(본지 2023년 10월 5일 4면 보도) 최근 민간을 통해 책이 출판돼 빛을 보게 됐다.
아울러 책 저자이자 제주 출신 우리나라 1세대 영화평론가, 영화사가인 김종원씨(87)가 지난 25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옥관문화훈장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앞서 김씨는 2008년 당시 제주도지사(김태환)를 위원장으로 뒀던 사단법인 제주영상위원회와 제주영화사 출판을 위한 집필계약을 맺고 2015년 원고를 집필 완료했다.
제주영상위원회는 2016년 2월 정기 이사회를 열고 김씨의 원고에 대해 “영화, 드라마 등 영상 관련 제주의 역사로서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사료된다”고 평가하며 최종 승인했다.
하지만 제주영상위원회가 2017년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으로, 2018년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사업 연속성이 끊기며 원고는 동면 상태에 들어갔다.
행정당국은 논란 속에도 해당 원고 향방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올해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제주콘텐츠진흥원으로 기관 명칭을 다시 변경했다.
이렇게 자칫 묻힐 뻔했던 김씨의 원고는 최근 한상언영화연구소에서 책 ‘제주영화사’를 출판하면서 세상에 꺼내지게 됐다.
책은 일제강점기 광복 전부터 2010년대 이후까지 제주영화와 영화인, 원도심을 중심으로 꽃핀 지역 극장사 등 도내 영화사 전반을 다뤘다.
1924년 일제강점기 제작된 최초의 제주 로케이션(촬영소 밖 실경 촬영) 영화 ‘해의 비곡’부터 시작해 제주 출신으로 당시 우리나라 영화계를 들썩였던 강석우, 강석제, 강석연, 김진문, 일본인이 세운 제주 1호 영화관 창심관, 무성 영화 시대 제주 최초 변사(辯士) 김성택, 4·3과 필름에 담긴 제주, 오현고 출신 김종원과 임원식, 조천초 교사로 홍콩 배우로 활동했던 홍성중 등 숨겨진 이야기로 물씬거렸다.
이후 책은 임예진, 이덕화 주연의 ‘진짜 진짜 미안해’를 비롯한 다수 하이틴 영화를 연출한 재일제주인 문여송부터 제주를 빛낸 영화감독 강대하, 강혁, 양윤호, 배우 오수미, 윤영실, 고두심, 한태일, 김부선, 서태화 등 제주 영화인을 언급했다.
2010년대 이후 시나리오 창작 능력까지 갖춘 영화감독 고훈과 해녀 다큐멘터리 ‘물숨’으로 알려진 고희영 감독, 영화평론가 조혜정, 이용철, 영화제작자 김민경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김씨에게 최근 정부가 문화유공자에게 수여하는 옥관문화상이 수여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5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2024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 시상식을 열고 김씨에게 옥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문화부는 김씨에 대해 68년간 영화 평론의 길을 걸어온 1세대 영화평론가로서 한국 영화사 연구와 평론, 도서 집필, 고문헌 자료 발굴 등 한국 영화사 정립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씨는 “제주 영화의 100년 역사를 정리했지만 발간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며 “후대 영화인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건 영원한 현역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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