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 Film Criti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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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2016 전주 세미나) 천만 관객 사극 영화의 흥행 요소 분석: <왕의 남자>,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을 중심으로 - 김시무 / 토론자 : 조준형

한국 사극(史劇)과 외국 사극(costume film)의 차이

 

김시무(한국영화학회 회장)

 

목 차

 

. 트랜스-내셔널 시네마(trans-national cinema)로서의 사극(costume film)

 

. 로컬 시네마(local cinema)로서의 사극(史劇)

 

 

사극(史劇)은 가장 한국적인 장르영화다. 사극은 한국()의 정체성과 미학, 그리고 역사와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주고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장르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터이다. 한국영상자료원(Korean Film Archive)의 데이터베이스(KMDb)에 따르면, 1924년에 제작되어 상영된 <장화홍련전(薔花紅蓮傳)>이 한국영화사에서 최초의 사극(史劇)으로 기록된 이래로 2015년 현재까지 600여 편의 사극이 제작되었다고 한다. 사극영화는 1960년대 전성기를 누리면서 70년대 들어 장르영화로서 정착을 했다. 하지만 80년대 후반 들어 사극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한동안 공백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5년 이이화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박종원 감독의 <영원한 제국>이 등장하면서 사극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이후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2003)<평양(平壤城)>(2011) 등이 잇달아 제작되고 호응을 받음으로써 사극에서 픽션이 차지하는 중요성에 새삼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리하여 사극은 한국영화의 흥행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2013년 후반기에 한재림 감독의 <관상(觀相)>(The Face Reader, 2013)2014년 상반기에 이재규 감독의 <역린(逆鱗)>(The Fatal Encounter, 2014) 등의 사극영화가 흥행을 주도하더니, 후반기에 들어서는 윤종빈 감독의 <군도(群盜): 민란의 시대>(KUNDO: Age of the Rampant, 2014)에 이어 김한민 감독의 <명량(鳴梁海峽)>(ROARING CURRENTS, 2014), 그리고 이석훈 감독의 <해적(海賊): 바다로 간 산적>(The Pirates, 2014) 등이 잇따라 제작, 상영되면서 한국영화의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무용담을 다룬 <명량>은 한국영화사상 10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함으로써 이미 ‘1000만 클럽에 가입해 있던 사극영화 <왕의 남자>(: King And The Clown, 2005)<광해(光海君): 왕이 된 남자>(Masquerade, 2012)에 이어 사극의 강세를 입증하고 있다. 비록 천만 관객 동원은 아니지만, 2013년에 개봉된 <관상>900만 명을 넘었고, 2011년에 개봉된 역시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War of the Arrows, 2011)74십만 명을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흥행 20위권에 진입했던 것이다. 이처럼 사극은 우리나라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영화들 중 하나가 된지 오래다. 2015년에 들어서도 사극은 강세를 보였다. 이준익 감독의 <사도(思悼世子)>(The Throne, 2014)가 비록 천만 관객동원에는 실패했지만, 6백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 트랜스-내셔널 시네마(trans-national cinema)로서의 사극(costume film)

 

이처럼 한국영화에서 사극(史劇)이라는 장르는 대단히 고유한 위치를 차지한다. 사극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장르이다. 물론 외국의 경우에도 사극(costume film)이라는 장르는 존재한다. 알다시피 우리가 흔히 쓰는 사극(史劇)의 영어식 표기는 의상(衣裳) 영화혹은 복식(服飾) 영화라는 뜻의 코스튬 필름인데, 이는 연극에서 사극을 가리키는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 costume drama)에서 유래한 것이다. (play)이 영화(film)로 바뀐 셈이다. 사극이란 말을 풀어쓰면 역사영화(historical drama)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사극을 영어로 의상영화(costume film)라고 부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랭크 비버(Frank E. Beaver)가 저술한 영화용어사전(Dictionary of Film Terms, 1983)을 보면, “의상영화란 역사적 장관(pageantry)과 볼거리(spectacle)로 특징지어지는 영화의 한 장르라고 나와 있다. 내러티브 영화가 본격화되면서 화려하고 현란한 의상(衣裳)들이 상업적 목적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게 되면서 의상영화라는 말이 통용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사극이란 역사적 장관(壯觀)과 스펙터클에 의해 특징이 지워지는 장르영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 영화사적으로 최초의 사극영화는 토머스 에디슨(과 로리 딕슨)이 제작한 <메리 여왕의 처형>(The Execution of Mary Queen of Scots>(1896)이라는 작품이다. 1910년대 이탈리아에서 본격적으로 대작 사극들이 제작되었는데, <쿠오바디스>(Quo Vadis?)라든가 <카비리아>(Cabiria) 같은 작품들이 그것이다. 1920년대 들어 제작된 세실 B. 드밀 감독의 <십계>(The Ten Commandments)<왕중왕>(King of Kings)도 대표적인 사극들이다. 더글러스 페어뱅크스가 주연을 맡은 <쾌걸 조로>(The Mark of Zorro)도 이 시기 제작된 사극중 하나다.

1950년대 와이드스크린(wide-screen) 시대에 사극영화들이 유행했다. 최초의 와이드 영화인 <성의>(The Robe)는 이 시기의 대표적인 사극이다. 하지만 1963년 대작 사극인 <클레오파트라>(Cleopatra)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함으로써 장르로서 한 사이클의 종말을 고하게 된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타이틀-(title role)로 출연한 <클레오파트라>는 제작비가 44백만 달러에 이르는 당시까지 최고로 비싼 영화였다. 당대 최고 미녀 배우가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다는 실존인물인 클레오파트라를 맡아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그러나 투자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미국에서만 57백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임으로써 회사의 파산을 막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평자들은 연기를 하려는 테일러의 시도는 화려한 의상(衣裳)과 장식에 묻혀 버렸고, 그 영화는 온갖 양상의 과도함의 표어가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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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안숭범 사무총장

등록일2016-08-22

조회수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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